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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럽의 발코니 네르하, 불현듯 찾아온 여행의 감동

빌리어즈라이프 2015.02.19 14:11



스페인 남부의 대도시 세비야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가는 작은 해변마을 네르하. 네르하는 일상을 정지시키고 오로지 휴식만을 위해 그곳을 방문한 각국의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. 그 많은 사람들 중 한국인은 한명도 보이지 않았습니다. 아무리 눈을 돌려도 의식할 사람 하나 없는 것이 어쩌면 이곳의 매력입니다. 그들은 이미 그 자유로움에 익숙해진 듯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투명한 에메랄드 빛 바다에서 수영을 했습니다.


지금 이 금빛 모래와 여유로운 중년부부가 은은한 파스텔 톤 파라솔에서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고¸ 샤.. 샤.. 하는 파도소리만 가득한 그곳의 바다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. 차가운 바다에 몸을 담근다. 온 몸에 힘을 빼고 바다에 몸을 맡겼습니다. 파란색 하늘을 마주했습니다. 귀가 바닷물에 잠겨서 작은 소음들도 들리지 않았습니다. 간간히 아이들이 까르르 거리는 은은한 소리만이 울렸습니다.


아 이 불현듯 찾아온 여행의 감동. 이 나라를 여행하기 위해서 20권이 넘는 책들을 정독하고¸ 수많은 책자와 영화¸ 미술 집들을 보았습니다. 하지만 이러한 봐야할 것을 보고가자의 여행일정만이 가득하다면¸ 그것은 흡사 숙제가 되어 나를 괴롭힙니다. 다음 종착지도 떠오르지 않을 만큼 지금 이 순간 내가 끌리는 어떤 풍경에 몸을 맡기자. 뭐 어때¸ 다시오면 돼. 설사 그게 어려운걸 알면서도 이렇게 쿨하게 생각해버렸습니다. 못보고 간 것은 그때를 위해 남겨둔 것이라고. 이 때 나는 처음으로 이 낯선 나라 스페인에 있다고 느꼈습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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